Diary/전시 리뷰

[230611] 다시 보다 : 한국근현대미술전

eunryeong 2023. 8. 15. 14:53

    소마 미술관은 집에서 멀기도 하고 교통편도 아주 편하다고는 할 수 없어서, 근처에 공연이 있거나 하는 날에만(물론 스탠딩 공연일때에는 절대 엄두도 못냄) 들를 수 있는 곳이다. 이번에도 위버스 콘 가는 김에 들러서 전시를 구경하고 옴. 평이 좋은 전시라 기대를 많이 하고 갔고, 표제만큼이나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주욱 훑어볼 수 있는 전시였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이런 류의 전시를 보면 아 그렇구나 하고 넘기는 정도였을텐데, 최근 일이년간 밀도있게 전시를 감상하다보니 어느정도 흐름도 보이고 작가들의 이름도 눈에 익어간다 싶다. 이런 재미로 계속 공연도 전시도 보는 거긴 하지만.

 

    첫 사진 묶음은 황소 모음집. 이중섭 화백의 황소 그림이 워낙 유명하고, 명성에 걸맞게 힘있는 붓질과 생동감이 느껴지는 작품들이었지만... 난 마지막의 박생광 화백의 약간은 어리둥절해보이는 소의 모습이 조금 더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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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사진 순서대로, 생각나는 감상 간략하게.

1 - 이 작품 어디선가 본것 같은데(아마도 국현 과천?) 확신이 안드네. 여인네의 포즈를 보고 헤이 마마를 떠올린게 나 뿐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함

2 - 이쾌대 화백의 자화상. 이건 확실히 국현(아마도 덕수궁관)에서 본 기억이 있음

3 - 가족도. 평면적인 느낌이 들지만, 한명 한명의 얼굴을 특징을 살려 섬세하게 기록해내어 '가족'의 닮음, 그리고 다름을 세밀하게 표현해낸 작품이 아닌가 싶음.

4 - 뭐라 쉬이 평가할 수 없는 작품. 이 작품에 담긴 사무친 한을 어떻게 글로 표현해낼 수 있을까. 그저 작품을 보자마자 가슴 한 켠이 아려옴.

5 - 변월룡 작가의 자화상

6 - 평양의 누각. 아마 죽기 전에는 눈으로 볼 수 있을까(라고 적고보니 지금 평양에 가도 어차피 저 광경은 없겠구나 싶긴 함)

7 - 파랑파랑한, 내가 좋아하는 색감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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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천경자 작가님의 작품들. 동선따라 주욱 작품들을 보다가도, 아 이건 천경자님 그림이다!가 바로 느껴지는 밝고 섬세한 아름다운 작품들. 이국적인 색채가 느껴지는 듯 하다가도 동양화의, 한국 전통 미술의 결이 더 강하게 다가오는 것 또한 신기한 일이다. 4번째 여인의 그림은 어디선가 본 듯도 한데 정확하게는 기억이 나지 않아 아쉽고, 다른 그림들은 아마도 이번에 처음 보는 것임에도 바로 작가가 누구인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코끼리가 그려진 그림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조금 오래 들여다본 기억도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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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서 다른 작품들. 이제부터는 조금 더 현대에 가까운 작품들일듯

1 - 최욱경 작가의 환희. 군사독재 시대에 작가가 떠올린 '환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상상해본다.

2 - 화난 여인이라는 표제만큼, 추상화같지만 딱 봐도 양 팔을 머리 위로 올리며 화를 내는 여인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어째서 이 그림을 보고 '여성'을 떠올렸을까 생각해봤는데, 저 형체가 취한 포즈가 전형적인 여성의 포즈로 인지되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3 - 달밤, 부엉이 두 마리가 겹쳐진 형상이 달의 라인과 어우러진다. 수묵화 느낌이 나는 채색도 눈에 들어온다. (실제로 수묵채색이기도 함)

4 - 공간. 선, 면, 그림자를 겹쳐 만들어진 역동적인 이미지가 눈에 들어온다. 힘이 필요했던 날인가보다.

5 - 유영국 작가의 비상구. 아니 어떻게 이 그림의 제목이 '산'이 아닐 수 있는거지? 

6 - 내가 본 유영국 작가의 작품들 중에서는 가장 이질적인데, 가장 마음에 든다. 이유는 모르겠으니 물어보지 말아주세요.

7 - 이응노 작가의 군상. 포스팅 올리면서 다시 이 작품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는데, 작은 검정 얼룩처럼 보이는 형체 하나하나가 어쩜 이렇게 다채로운 포즈를 취하고 있는지 신기할 따름.

8 - 예화랑 기획전에서 처음 만난 남관 작가의 작품. 지난번에 본 작품과 아주 비슷해보이는데, 같은 그림인지 굳이 확인해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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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전시실은 조각 작품들로 구성된 공간이었음. 예전에는 회화 작품을 조각보다 더 좋아했는데, 요즘은 조각작품이 눈에 더 많이 들어온다. 360도, 다양한 각도에서 작품을 해석할 수 있어서 그런 것일지도.

 

1 - 몽글몽글한 토르소 형태를 어디선가 본것 같은데? 싶어서 찾아보니 3월에 본 피카소전에서 장 아르프의(그땐 한스 아르프라고 적었네) 토르소 조각이었나보다. 

2 - 권진규 작가의 자소상. 거칠고 투박하게 자신의 얼굴을 빚어내면서 작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3 - 소녀 흉상.

4 - 김종영 작가의 자화상. 아 저 단순한 선으로 휘리릭 그려낸 자기 얼굴이라니, 너무 귀엽지 않음??? 이런 스타일의 그림을 여러번 보았지만 질리지가 않는단 말이지 ㅋㅋㅋ

5 - 아주 농밀하게 닿아있는, 키스

6 - 김정숙, 비상. 유려하게 빠진 생김새가 로고 같은걸로 사용해도 좋겠다 싶었는데, 어디선가 본것 같기도 하고. 기억이 가물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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