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공연관람 기록 95

[221109] 금호아트홀 - 프랑수아 프레데리크 기 Piano

올해 초 금호아트홀 2022년 공연을 주욱 예매해두었는데, 이런 저런 사정때문에 거의 대부분 가지 못했다. 덕분에 꽤나 오랜만에 방문한 금호아트홀. 프로그램도 미처 보지 않았는데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와 장송 행진곡이 포함되어 있어서 운이 좋구나 생각했다. 게다가 원래 다음날 공연 예정이었던 소나다 27번까지 이날 한번에 들을 수 있었으니! 역시 난 공연 운이 좋아. 첫 곡인 월광 소나타는 워낙 유명한 곡이라 어느정도 흐름을 알고 있었는데, 페달을 많이 써서 그랬는지 아니면 공연장 자체가 그런 편인건지 이상하게 음이 너무 울려서 들렸다. 기본적으로 건조하고 또랑또랑한 음색을 좋아하는터라 적응이 조금 어려웠는데, 두번째 곡부터는 또 괜찮아서 내가 적응이 된건지 첫 곡 연주가 유독 그랬던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221029] 다크필드 3부작 '고스트쉽', '코마', '플라이트'

※ 이 게시물은 다크필드 3부작 공연에 대한 다량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 분들은 주의해주시고, 가급적 공연 관람 이후 해당 게시물을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이번 글은 사진부터. 사진 촬영은 자유롭게 가능하다고 하지만, 입장과 퇴장을 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다보니 공연장 내부는 거의 찍기가 힘든 편. - 아무 생각없이 LG아트센터 패키지로 3개를 같이 질렀는데, 이거 각 공연이 3만원이 넘는구나. 비싸다... 와... 패키지가 이래서 무섭습니다. - 예전에 다크필드 시리즈 중 플라이트 공연에 대한 소식을 듣고 꼭 한번 보고싶었는데, 아쉽게도 전석 매진이라서 그때는 관람을 하지 못했다. 때문에 이번 공연은 꼭 관람해야지 생각을 했고, 이왕 보는거 ..

[221028] 이날치 신작 '물 밑'

- 신작 '물 밑'에 수록된 곡을 공연하였고,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범 내려온다' 등의 히트곡(?)을 부르지는 않았다. 앵콜마저도 이번 신작의 타이틀곡을 한번 더 부르고 마무리. 예전에 이승열씨 신보 발매공연에서 신보 트랙 1번부터 11번까지 내리 부르던 그 때가 생각나기도 하고. 이런 패기있는 공연 저는 굉장히 좋아합니다. - 콘서트라기보다는 공연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는데, 무대 위 빛의 사용이 퍼포머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무대의 공간감을 만들어주고 있다보니 하나의 스토리를 자연스레 따라간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일 듯 했다. 빛을 무대 양 끝에서 교대로 쏘아가며 물결을 만들기도 하고, 수평선 끝에 반짝이는 빛을 조명으로 표현하기도 하고(요기서는 약간 오징어배 불빛 보는 느낌도 들었...)..

[221026] 연극 '세인트 조앤'

머릿속에서 이런저런 생각들이 마구잡이로 떠올라서, 일단 생각나는대로 막 적어두려고 함. - 조지 버나드 쇼 하면 시니컬하기 짝이 없는 묘비명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그의 작품이 올라온다고 해서 굉장히 궁금했다. 결론적으로 이 극 또한 시니컬했는데, 성인으로 추대된 조앤을 둘러싼 인간들의 각기 이해관계들을 보면 참 실소가 나온다. 다른건 차치하고서라도, 그 어린 소녀를 막무가내로 화형장으로 끌고가는건 정말 못할 짓이었어. - 최근에 본 연극 중에서 이렇게 의상을 해당 시대에 맞게 고증한 극이 오랜만인듯 해서 굉장히 반가웠음. 에필로그 장면에서 시대에 맞는 옷차림이 직접적으로 언급되다보니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은데, 나는 이게 훨씬 마음에 들었다. 반면 무대는 아주 미니멀하게, 아주 길고 단단한 무릎 ..

[221023] 뮤지컬 '마틸다' 이야기

2018년 뮤지컬 마틸다 초연은 내게 조금 특별한 극이었다. 하나의 공연을 2번 이상 보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내가, 이 공연을 통해 처음으로 같은 공연을 3번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항상 얕고 넓은 관심사를 유지하는 성격상 웬만큼 좋은 극이라도 다시 봐야지 하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그 극을 다시 볼 바에는 다른 새로운 극이나 전시, 또는 여러가지를 경험하고 싶었다. 그럼에도 이 극을 세 번이나 보게 된 이유는, 친구들과도 같이 이 극을 나누고 싶었고, '어른이 되면'의 그네씬을 다시 보고 싶었고, 조금 더 앞자리에서 이 극을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나의 공연을 여러번 경험하는 것의 매력을 알게 된 후, 여러 극들을 몇번씩 반복해보면서 이전보다 더 깊이있는(혹은 아주 사소한 디테..